앙트(entrepreneur) 2011/09/08 17:38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고도원
2001년 8. 1. 아침을 깨우는 이메일 한 통이 전해졌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오늘, 260만 명의 아침편지 가족들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아 보며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메일 한 통을 보냈을 뿐인데,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나누기 시작했고, 그렇게 쌓인 이메일 한 통은 문화재단으로, 명상센터로 진화되어 갔던 것이다. 놀랍게도,이 모든 일의 시작은 고도원 이사장이 10년 전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한 통이었다.
좌충우돌, 변화무쌍 인생
소년은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년시절,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 잦은 이사를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유독 책읽기를 강조하셨다. 그 덕에 소년은 어릴 적부터 밑줄 그어가며 수많은 책을 읽어 내려갔고, 책읽기는 글쓰기로 이어졌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몸에 베인 책 읽기와 글쓰기는 그의 인생2막에서 더 큰 꿈으로 피어나는 동력을 제공했다.
목회자의 삶을 살아가리라 생각했던 청년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대학학보사에서 일하던 중 필화사건으로 수배되어 구속된 후 강제징집 당하게 된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구속, 징집과정을 겪게 되면서 청년의 목회의 꿈은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평생을 품어온 꿈을 떠나보내야 했던 상황은 청년 개인이나, 가족 모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었다. 목회의 꿈을 떠나 보낸 후 청년이 마주하게 된 것은 생활고를 해결하는 일이었다. 청년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포장마차를 끌고 거리에 나서기도, 조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우여곡절 끝에, 그는 [뿌리깊은나무]와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게 되었고, 김대중대통령 시절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일했다.
아침을 깨우는 이메일 한 통
언론인에서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승승장구하던 시절, 화려하게 비치는 세속적 시선과는 달리 그의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갔다. 하루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청와대 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고, 정치권력을 향한 인간군상의 욕망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상황도 버거웠다. 그의 몸은 돌덩이마냥 굳어갔고, 신경은 예민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좋은 약을 가져다 먹고, 명의를 찾아 다녀 보아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결국, 스스로가 병든 몸을 달래고, 치유시켜 낼 방법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어느날, ‘한 줄의 문장이 한 사람을 살리는 치유력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스스로에게 힘을 주는 문구를 찾아 메모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모아둔 문장들을 2001. 8. 1. 부터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전달했다. 놀랍게도, 이메일 한 통으로 시작된 변화는 그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아침편지에 담아낼 문구를 고르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본인 스스로가 치유되었을 뿐 아니라, 아침편지 덕에 울고, 웃고, 공감하는 이들을 벗하게 되면서 이상한 힘이 생겨났다. 물론, “청와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사적인 메일을 보내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라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희망과 치유의 문장을 공유하고 싶었던 그의 진정성과 끝없이 꿈꾸는 열정이 있었기에 그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함께 꿈꾸는 아침편지 커뮤니티
희망의 문구를 담아 실어 나르는 아침편지는 친구에게서, 또 다른 친구에게로 전해졌다. 한 명이 두 명이 되고, 그 두 명이 또 다시 다른 이들에게 아침편지를 전하며 자가발전을 하자 아침편지 가족은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그가 만들어가는 아침편지는 생활인의 마음 속 깊이 담겨있던 선하고도 여린 마음을 끌어내는 이상한 공감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침편지가족이 늘어가면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침편지가족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는 문화강좌가 만들어졌고, 함께 달리며 심신을 달래는 마라톤모임이 생겨났고, 여행을 통해 명상하는 명상여행을 떠났고, 밑줄 그어가며 읽은 책을 함께 나누며 서로가 꾸는 꿈을 단련시켜 나갔다.
고 이사장은 유독 꿈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꿈이 있으면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카이스트 대학원생들과의 만남 이후부터는 “꿈 너머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잘나가는 과학자”나 ‘백만장자”의 꿈은 있을지언정, 백만장자의 꿈을 이루고 난 이후의 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고 공부하고, 배워서는 우리의 미래가 존재할 수 없지 않은가.
"함께 꾸는 꿈"으로 만들어낸 "깊은산속옹달샘"
아침편지 가족들과 함께 고이사장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비책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생활명상이다
깊은산속옹달샘은 고이사장이 아침편지가족들과 함께 자연의 품 안에서 쉼과 치유를 얻을 수 있는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에 대한 꿈으로 시작되었고, 2003년부터 8년여에 걸쳐 부지구입과 골격세우기의 과정이 진행되었다. 충주시 노은면 문성리에 터를 두고 있는 아침편지 명상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은 고이사장이 자택을 팔아 마련한 돈과 수많은 아침편지 가족들이 모금해준 모금으로 건축되었다.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명상센터의 건립에, 수많은 사람들의 모금과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아침편지를 통해 진정한 마음을 나누었던 고이사장에 대한 아침편지 가족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깊은산속옹달샘에서는 자연이 주는 치유력과 함께 다양한 명상프로그램의 체험은 물론, 건강한 밥상까지 경험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을 통째로 비우고, 채울 수 있는 안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고도원 이사장이 전하는 리더십, 팔로워십, 서번트십
리더십
아침편지재단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오늘,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내일은 고 이사장 곁에서 함께 꿈꿔온 아침지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이사장은 처음부터 함께 꿈꿀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은 드물기에, 그들의 품성과 잠재력을 보고 같은 꿈을 꾸며 나아가도록 길러내는 것이 리더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 이사장은 아침지기들의 꿈이 무엇인지, 그 꿈을 키워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눈여겨 본 후, 이를 이뤄낼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다. 물론, 시간을 견뎌낸 궁극의 믿음이 리더십을 받쳐주는 힘으로 작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팔로워십
아침지기들과 함께 꿈꾸는 시간이 쌓여가면서, 고 이사장은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단 한 개도 없다. 이끄는 법을 배우려면 먼저 따르는 법을 새겨야 한다고 늘 다짐한다.
서번트십
아침편지가 만들어가는 시간과 공간에 들어서면, 아침지기들의 몸에 배인 서번트십을 대번에 눈치채게 된다. 서로 존중하고 따르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공존이 언제, 어디서든 아침편지가족들을 향한 섬김으로 체화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