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후기

' 내 속에 숨겨진 재능을 찾아서...'

이지호

2014-05-23
조회수 5,827

“별다른 준비사항은 없구요,
따뜻하게 옷 챙겨 입고 오실 것, 열린 마음으로 오실 것 정도에요^^”

링컨학교 담당 아침지기로부터 받은 첫 문자였다.
대학입시를 갓 마친 나에게 ‘열린 마음’이라는 말은 참으로 어려웠다.
옹달샘에 가기 전날 밤까지 ‘열린 마음’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지만,
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 사범대학에 진학하였지만
실제로 아이들을 대면하고 이야기해본 경험은 거의 없었기에,
적게는 10명 많게는 200여명의 아이들을 대면하는 링컨학교는
꿈을 향한 새로운 모험이자 발걸음이었다.

평소 잠도 많고 체력도 강한 편이 아니라
일주일 간 아침 6시부터 밤 11시 까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에너지를 요했고,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나는 말 그대로 ‘녹초’가 되었다.
그러나 ‘녹초’가 된 내 안에는 뜨거운 무엇인가가
차오르고 있었다.

내 책꽂이에는 10여개의 수첩들이 꽂혀 있다.
그 수첩들에는 링컨학교를 하며 만난 아이들의 모습들과 꿈,
그리고 꿈너머꿈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얼마 전,
이 소중한 기록들을 읽으며 나에게는 들려주었지만,
2분 스피치에는 그 내용을 담지 못한 경우의 아이들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보통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이었는데,
나 역시 아픔과 상처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밝히는 것이 무섭고 두려웠기에,
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젠가 한 방학캠프 때,
방황과 비행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지만,
어른들의 편견과 시선 때문에 발목이 잡힌 아이를 보며,
아이들을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편견과 시선임을
깨달은 적이 있다.

이후,
나는 아이들을 (심지어 청소년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했더라도) 편견을 갖지 않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해 주고자 하였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비록 사람들 앞에서는
발표하지 못했지만, 처음 보는 나에게 그들의 과거와 상처를 말해준 것은
나의 이런 자세와 마음가짐 덕분이었던 것 같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항상 감사하고,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링컨학교에는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온다.
유쾌하고 귀여운 아이들은 내게 행복감을 주지만,
장난기가 많고 짓궂은 아이들은 때로는 나를 시험에 들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시인의 말처럼, 아이들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매번 링컨학교를 끝마치고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 시간이 되면,
이 아이들을 다시는 못 볼 수 있다는 아쉬움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래도 가끔씩 “선생님! 저 ○○대학교 △△과에 합격했어요!” 혹은
“선생님 저 새로운 꿈과 꿈 너머 꿈이 생겼어요!”하며 연락해 오는 아이들이
그저 사랑스럽고 고맙고, 대견하기만 하다.

나의 휴대전화, 책상, 노트북 곳곳에는
링컨학교 아이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과 추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가끔씩,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이나 동영상들을 보며
추억에 잠기곤 한다. 링컨학교를 통해 맺어진 소중한 인연, 경험, 그리고 추억은
평생토록 잊지 못할 소중한 보물이자 자산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링컨학교를 함께 하며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재능을 발견하게 도와준 여러 아침지기 분들과
‘빛나는’ 재능기부 선생님들께도 사랑과 감사와 인사를 드리고 싶다.

느낌 한마디 8

  • 해바라기

    2015-06-11

    저는 선생님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엄마"입니다.
    이지호님의 글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 지네요^^
    회사라서 눈물을 꿀~꺽 삼켰어요ㅎㅎ
    분명 너무 좋으신 선생님으로, 더 훌륭한 교사로 거듭나시겠죠^^
    세상 모든 아이들과, 모든 엄마들과, 이렇게 훌륭하신 모든 분들
    감사하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저도 더 열심히 착하게 살고싶어요^^♡
    나중에 저희 아이도 크면 링컨학교에 꼬~옥 갈거에요~~^^

  • 이서영

    2014-05-26

    지호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얼마나 아이들일 진심으로 생각하는 지를 알 수 있어요.
    한 번도 아니라 여러번 링컨학교에 재능기부쌤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느껴지네요.
    저도 한 번 참여하고 나서 많은 것을 느끼다 돌아갔는데,
    많은 재능을 가진(사실 별다른 재능은 필요없어요! 열린 마음만이면 충분해요!)
    '빛나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면 좋겠어요.
    저번에 봤던 아이들을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네요 :)

  • 박경숙

    2014-05-26

    이지호님 좋은 경험을 하셨군요~~??
    저도 학교에서 근무하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의 사랑.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을 대하면서 다양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며
    늘~열린마음으로 대할때 아이들은 다가옵니다
    세월호참사로 인해 제가 다니는 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아이들한테 좀 더 따뜻하게 열린마음으로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이고운

    2014-05-26

    아이들과 함께 하며 진심으로 같이 웃고, 울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늘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 하는 지호샘 참 아름답습니다.
    늘 첫마음 그대로 아이들에게 마음의 귀를 기울이는 지호샘이기를 기도할게요.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많이 웃고 좀 더 많이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힘내요! ^0^

  • 최리사

    2014-05-26

    이지호님, 반갑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누군가의 따뜻한 선생님이 되어 있을
    님의 열린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링컨학교에 다녀가는 학생들은 물론,
    재능 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도 진정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삶의 길로 인도하는
    깊은산속옹달샘의 고도원님과 아침지기 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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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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