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아침지기 안보영, 김경태 |
11월이 깊어가며, 옹달샘 텃밭에 가을배추가 무르익었습니다. 이제 옹달샘에서도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글 때가 되었나 봅니다. 배추가 서리를 맞기 전에 거둬들일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옆밭의 무와 대파도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적당히 속이 찬 것이 김장 배추로 제격인 듯 싶습니다. 배추가 너무 꽉 차고 단단하면, 질기고 오히려 양념이 잘 배지 않지요. 김장용으로 쓸 배추는 밑동을 칼로 도려냅니다. 억세고 두꺼운 겉잎은 떼어냅니다. 떼어낸 겉잎은 말려, 우거지로 나눔의집 식탁에서 곧 만나겠지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아는지 배추를 수확하는 아침지기 윤태희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쌓아둔 배추 잎에 검은 점도 하나 없는 것이 정말 싱싱하고 윤이 납니다. 동글동글 어쩜 저리 예쁠까요. 초록색 잎이 짙고 흰 줄기가 넓고 단단한 것이 배추가 아주 달 것 같습니다. 5년 동안 간수를 뺀 국산 천일염입니다. 간수가 잘 빠진 소금은 손에 쥐었을 때 달라붙지 않고, 쓰지 않고 감칠맛이 있지요. 천일염을 사용하지 않으면, 김치가 아삭거리지 않고 물러질 수 있습니다. 골고루 소금을 뿌리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김장하던 풍경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옹달샘에서는 여전히 옛 김장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잘 절여졌는지 맛을 보라며 배추 한쪽을 건네시네요. 맛있는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배추를 절이는 과정만큼 물기를 쪽 빼는 과정도 아주 중요합니다. 채반에 받쳐 물기를 잘 빼야 오랫동안 아삭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태양초 고춧가루, 무, 각종 야채와 젓갈로 매콤하고 먹음직스런 김치속이 완성되었습니다. 배추 잎을 하나씩 들어가며 켜켜이 김치속을 바릅니다. 잘 담가진 김치가 숨을 쉬는 것 같네요. 김치냉장고 CF 부럽지 않습니다. 김치 맛은 집집마다 다릅니다. ‘김장’을 떠올리면, 어머니가 갓 담가 맨손으로 쭉쭉 찢어주시던 그 김치 맛으로 기억됩니다. 맛의 절반은 추억이기도 하지요. 아침편지 가족들이 추억하는 김치는 어떤 맛일까요? 명상의 시작은 음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몸을 정화하고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만드는 길은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 변화하는 것이지요. 깊은산속 옹달샘 '나눔의집'에서 정성을 담은 친환경 '김치' 그 뜻을 함께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