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아침편지가족 조송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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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산속 옹달샘'의 이른 아침, 자욱하던 안개가 봄비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지의 생명을 깨우는 단비에 옹달샘의 장독대도 촉촉하게 젖었습니다. 날이 개면서 옹달샘 생명음식을 만드는 '나눔의집' 식구들의 손길도 바빠졌습니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장독대를 깨끗이 닦아내고 싱싱한 봄나물로 장아찌를 담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민들레·냉이·취나물로 장아찌를 만드는 날입니다. 고도원님의 아내인 강은주님과 '나눔의집' 식구들이 옹달샘 인근의 숲과 들에서 캔 향기 짙은 봄나물들입니다. 소문난 효소연구가 서미순님이 냉이와 민들레를 절여 항아리에 담고 있습니다. 또 다른 독에는 조그만 다발로 정성스럽게 묶은 취나물이 가지런히 담겼습니다. 건강하게 숨을 쉬는 옹기 속에서 맛있게 익어 갈 취나물 장아찌, 푸른빛이 싱그럽습니다. 절로 입맛이 돕니다. 이날 점심 식단에는 취나물 물김치가 나왔습니다. 한 젓가락 입에 넣으니 취나물의 깊고 쌉싸름한 향기가 입안에 가득 고이고 봄이 온 몸으로 스며듭니다. 곤드레 밥입니다. 하얀 쌀밥에 섞인 곤드레 나물...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밥, 생명의 밥입니다. '옹달샘 카페'에서는 효소거르기가 시작 되었네요. 몇년 전부터 봄부터 여름까지 우리 땅에서 나는 열매와 과일 약초 등을 때맞추어 담아 두었던 것입니다. 솔순 효소를 거르는 카페지기 김부영님. 솔순효소는 지난 해 6월에 담아 여름과 가을 겨울을 났습니다. 효소전용 옹기 속에서 향기롭게 곰삭았네요. 으름효소. 으름은 작은 바나나처럼 생긴 우리나라 과일입니다. 이건 지난 9월에 담았던 것이랍니다. 으름효소는 고혈압에 좋고 항균과 항암작용을 한다고 하네요. 산머루효소입니다. 야생포도인 산머루는 깊고 진한 풍미를 가졌습니다. 산머루가 왜 피를 맑게 하는지, 저 싱싱하게 붉은 자주 빛을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노박나무 열매 효소입니다. 작고 붉은 열매를 맺는 노박나무는 남사등 이라고도 불리지요. 차로도 다려먹고 약으로도 먹는 노박나무 열매는 부인병에 특효가 있다고 합니다. 아, 매실이네요. 온 국민이 사랑하는 건강음료지요. 매실효소는 '나눔의집'에서 조미료를 대신하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이날 옹달샘에서 특별한 일이 있습니다. 걷기명상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생강나무 꽃을 따는 것이지요. 이맘때 옹달샘 뒷산은 생강나무 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져 온 산에 향기가 가득합니다. 알싸한 생강냄새와 장미향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생강 꽃, 오늘 딴 꽃은 생강 꽃 효소와 생강꽃차의 향기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지요. 보드랍게 내리는 봄비 속에 생강 꽃을 따며 즐거워하는 아침편지 가족들입니다. 생강나무 꽃을 따는 고도원님의 입가에도 미소가 가득합니다. 이날 딴 생강나무 꽃은 곧바로 효소로 만들었습니다. 싱싱한 생강나무 꽃에 일정량의 설탕을 넣어 버무리는 작업이네요. 이 꽃은 곧바로 항아리 안에 촛불을 켜서 미리 말려둔 소독한 옹기 안에 넣게 됩니다. 이 꽃들은 생강나무 꽃차가 되는 거군요. 폐속 깊숙이까지 쑥 들어오는 싱그럽고 짙은 생강 꽃향기... 아, 봄은 봄입니다. 카페에서 생강꽃차를 내왔네요. 저에게 '촬영하느라 고생했다'며 주신 카페지기님의 선물,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선물입니다. 내친 김에 오늘 거른 효소들도 차로 만들었습니다. 노박나무 열매와 산머루 효소 차의 빛깔이 너무 곱지요? 뒤에 있는 병에는 오미자, 매실, 모과 효소 원액이 담겼습니다. 옹달샘 카페에 오시면 언제든 맛보실 수 있답니다. '나눔의집'과 '옹달샘 카페'에서 일하는 아침지기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 몸을 살리는 밥상, 생명의 차를 만드는 사람들이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저 아름다운 장독대에서 장이 익고 장아찌가 익고 효소가 익어 가듯이 우리 모두의 옹달샘 사랑, 자연 사랑도 향기롭게 익어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