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황환영 기자】 세계의 3대 명상센터라면 인도의 오쇼 라즈니쉬가 세운 뿌나(Poona)의 오쇼 아쉬람과 프랑스에 틱낫한 스님이 세운 플럼빌리지, 세 번째 큰 규모가 고도원의 ‘아침편지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깊은 산속 옹달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충청북도 충주시 노은면 문성리 119-2에 자리 잡은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 깊은 산속 옹달샘’은 한 중견기자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고도원 기자는 1952년생, 연대 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는 등 목회자 코스를 밟았으나 그 꿈을 접고 월간 ‘뿌리깊은 나무’와 서울 중앙일보 기자가 됐다. 17년후 중앙일보를 퇴사한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일하다가 2001년 8월1일부터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시작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달되던 이 편지는 큰 호응을 얻어 현재 360만 명의 정기독자를 가졌다. 짤막한 글은 주로 인생을 사는 방법과 지혜를 전해 준다.
그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휴식이라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선 ‘잠깐 멈춤’의 삶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치유하는 장소가 절실함을 깨닫고 2007년부터 명상센터 건립 의지를 세웠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들의 참여의사를 거부하고 순수한 독지가들의 힘으로 십시일반 모금을 통해 센터를 지었다. 그는 ‘드림 서포터즈’들을 모아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를 받았고 충주시와 협약을 맺어 명상센터를 설립했다.
지난달 20일 낮 꽃피는 마을의 대표 최동훈 마을지기는 2시간여를 할애, 기자에게 경내를 안내했다. 워낙 넓으니 주마간산 격을 벗어나지 못한 경험이지만 일단 감명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수려한 계곡 사이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센터 입구에는 링컨학교가 있다. 고 대표가 어려서 영향 받은 정신적 멘토 링컨의 이름을 빌린 이 학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를 수용, 이들이 아홉 명씩 한 팀이 되어서 서로 멘토링을 하며 새로운 꿈을 갖게 하는 곳이다. 또한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고 대표의 모토인 ‘꿈너머꿈’을 만드는데 전념하게 한다. 1박2일∼3박4일의 캠프가 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각자 2분 스피치 시간을 통해 자신이 설정한 꿈에 대해 연설한다. 보통 방학 중 2~3개 캠프를 운영하며 250명을 수용한다.
‘링컨학교’ 뒤로는 '만남의집'이 있다. 이곳은 처음 들어와 등록과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곳. 고 대표는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자세히 보니 2007년 10월 3일 ‘드림 서포터즈’ 발대식에 참여한 수 천 명의 기부자들이 테라코타에 이름과 꿈을 새겼다. 이 같은 벽돌로 쌓은 담벼락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2층 구조의 ‘명상의집’은 2013년 완공됐다. ‘스트로베일’ 공법이란 특이한 방식으로 지었는데 볏짚을 60센티 정도 가로로 벽을 쌓고 양쪽을 황토로 마감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며 환기는 물론 방음역할도 하는 특이한 구조였다.
지하는 ‘숯채방’으로 벽을 숯으로 채운 명상 또는 합숙장소다. 1층은 ‘비채방’으로 마음을 비움과 채움이란 의미가 있다. 벽면은 작은 창문을 만들어 자연채광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빛의 방’을 연출한다. 2층은 ‘천체방’으로 하늘을 받아들이는 방. 약 300명 수용 규모로 명상, 힐링체조, 강연 등을 할 수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학생 300여 명이 명상수련을 하고 있었다.
명상 프로그램은 많은 직장인들, 학생들, 교사들, 교회 등지에서 단체 또는 소그룹으로 참여한다. 개인이 와서 쉬고 가기도 한다. 명상 프로그램은 심리학, 사회학, 상담학 등 전문가들이 계층별, 연령별로 세분화하여 짜 놓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선택하도록 되어 있고 고도원씨를 비롯, 전문가들이 지도를 맡고 때론 외부 저명인사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성인 30~35명 규모로 참여할 경우 3박4일에 1인당 44만 원(약 400달러) 정도며 기타 비용은 웹사이트에 상세히 나와 있다. 특히 종교적 색채를 전혀 띠지 않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한다. 줄잡아 매년 3~4천 명 정도가 다녀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허순영의 하얀하늘집’이 눈에 들어왔다. 독지가 허씨가 기증한 건물로 몽골의 ‘게르’ 형식으로 지어졌고 가운데는 구멍이 뚫려 있어 자연채광을 받는다. 마치 피라미드 삼각꼭지점에 서면 영기를 받는다는 것처럼 누우면 깊은 잠에 빠져든다는 신비로운 곳이다. 춤명상, 오수명상, 뇌마사지 등을 받는 곳이다. 그 뒤편에는 ‘동그라미집’, 고씨의 ‘춘하추동 집필실’, 숙소 ‘꿈사다리집’ 등이 줄지어 섰다.
명상을 위한 프로그램은 녹색뇌 만들기, 걷기명상, 잠깐 멈춤, 비채명상, 중년부부학교, 명상 다이어트, 하루 명상, 통증과 트라우마 치유명상, 꿈꾸는 부부학교, 금빛부부학교, 단식명상 등 다양하다. 작년 8월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초청,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시간을 준 것은 특이한 경험이었다.
안내자 최 대표는 “명상이라 하면 조용히 사색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저희 센터의 명상들은 매우 액티브하고 활동적이기도 하다. 독특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몽골의 초원에서 며칠 간 말 타고 달리기, 겨울에 얼어붙은 바이칼호수 명상여행 등을 다녀온다”고 말하고 “한국인들은 화가 많고, 한이 많다. 각종 트라우마나 마음의 상처가 많은데 이를 치료, 회복하기도 하고 청소년들은 자신감, 꿈을 심어주는 힐링의 장소다. 외국에서도 소문 듣고 많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다시 산 하나를 넘어서 아침편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꽃피는 아침마을’로 들어갔다. 줄임말로 ‘꽃마’라고 하는데 이곳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거나 직접 좋은 농산물 또는 재료를 사용 화장품, 건강식, 차, 커피 등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이다. 충주시 산골짜기에 젊은 청춘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어 이색적이었다. 숙소와 식사 등을 제공해주고 복지차원에서 유치원도 운영하고 있었다. 또 건물 앞에는 연해주 일대의 평원에서 고려인들의 손에 의해 생산되는 콩을 이용하여 담근 간장과 된장이 담긴 100여 개의 장독이 있다.
깊은산속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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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아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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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노은면 솔고개로 737-1
전화: 1644-8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