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이야기

조송희의 '2011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사진모음 (5) 열차여행, 그리고 아키타

조한나

2016-12-13
조회수 839
글, 사진 : 아침편지가족 조송희님



아오모리 명상여행도 이젠 막바지를 향해 치닿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오모리 현에서 아키타 현으로 넘어 갑니다.
웨스파 츠바키야마 역에서 기차를 타게 되지요.
초고속으로 달리는 열차가 세계 곳곳을 누비는 이 순간에도
기차여행을 생각하면 까닭모를 향수와 그리움이 차오릅니다.

설국의 기차역에서,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열차를 기다리는
아침지기 백기환님의 웃음이 눈부십니다.





단선철도 위를 달리는, 그리 길지도 빠르지도 않은 열차를 탔습니다.
첨단의 시설을 자랑하는 기차는 쾌적하고 안락하더군요. 기관실이 환히 보이는
앞자리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기차는 한 시간가량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가
방향을 바꾸어 또 한 시간가량 눈 덮인 산과 들판을 달렸습니다.
"아, 저 나무 좀 봐요."
옆자리에서 나직이 외치는 소리에 창밖을 보니
기차는 이렇게 아름다운 바닷가의 소나무 숲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최고령으로 참가한 조용규님과 아들 조만재님입니다.
관절염으로 두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던 조용규님은 온천욕을 계속 하는 동안에
팔을 움직이는 것이 한결 편해졌다며 환히 웃으셨지요.

부부인 김연동, 김창희님은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맘껏 즐기고 있습니다.





열차 안에서 먹었던 점심도시락입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소풍을 나온 사람들처럼 먹었던 도시락,
음, 별미더군요. (찐 계란과 사이다도 생각났다는~~^^ )





기차는 소박한 기차역을 지나고





얼어붙은 강 위를 가로지르는 철교도 지나갑니다.





드디어 아키타 역에 도착했습니다.
소임을 마친 기관사는 짐을 챙겨 떠나고,
눈을 뒤집어 쓴 채 텅 빈 기차만 남았습니다.





정말 특별한 인연으로 아키타 현에서도
우리를 환영하는 관광과 카주야 수가누마 과장님이 나왔습니다.
아침편지 여행가족을 최선을 다해 모시겠으니
아키타를 더 많이 사랑해 달라고 하네요.





박물관으로 견학을 갔습니다.
1층에는 산 벚나무로 수공예품을 만드는 12명의 장인들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발뒤꿈치가 없는 특수한 양말을 신은 채 일일이 손으로 나무를 깎고 인두질을 하는
장인의 모습입니다. 2층의 전시관은 사진을 못 찍게 하더군요.





300년 전 에도시대에 중앙에서 파견된 성주를 따라
이 지방으로 내려왔다는 '무사의 집'입니다. 상당한 권력가의 집이었던 것으로 보이나
다다미가 있는 방안 풍경은 소박합니다.





서재인 것 같습니다.
지진이 많은 지역인 일본 가옥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가구나 장식이 거의 없습니다.
일본의 박물관과 옛집을 보면서 우리의 문화재와 한옥이
얼마나 기품 있고 아름다운지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마을을 둘러볼 수 있도록 짧게 주어진 시간에 골목길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찻집으로 꾸며진 고풍스런 집 앞으로 낡은 트럭 한 대가 지나가네요.
옛 것과 문명의 평화로운 어울림입니다.





대문이 열린 주택입니다.
정갈한 마당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 작은 의자와 자전거가 놓인 풍경에
집 주인의 단정한 성품과 검소한 생활이 보입니다.





여행의 마지막 밤은 '마음나누기'가 진행됩니다.
여행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느낌과 감동을 나누고
되돌아가야 할 현실에 대해 새로운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지요.

아침지기 이현희님과 이선희님이 촛불을 옮깁니다.





이유정님은 이번 여행을 통해 제주올레여행에서 찾은
'꿈너머 꿈'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하네요. 현재 충실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그녀는 오랜 꿈이었지만 부모의 반대로 접어 두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합니다.
음악으로 아픈 이들을 치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꿈을 응원합니다!





촛불은 이번 여행에 참여한 61명의
감사와 사랑, 소망을 밝히는 빛이 됩니다.
나눔의 시간이 지난 뒤, 다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다소 진부하게 들이는 이 노래도
이 순간에는 모두가 절절하게 공감하는 우리만의 노래가 됩니다.





서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포옹입니다.

여행 끝 무렵, 호텔 로비에서 홀로 커피를 마시고 있던 양재국님이
혼잣말처럼 말 했습니다. "실마리가 보여요. 오랫동안 물리적으로만 해결하려 했던
문제의 답은 결국 내 마음 안에 있었어요." 그는 뉴욕에서부터 안고 왔던 마음의 숙제를 풀었나봅니다.
이창우님과 안고 있는 그의 미소가 말하는 것처럼 이번 여행은 또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도전과 기쁨, 평화를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새벽입니다.
호텔 창을 여니 설상차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길을 내고 있습니다.
어젯밤에도 어김없이 눈이 퍼 부었나 봅니다.





아키타의 아침,
산책 팀이 다시 뭉쳐 길을 나셨습니다.





산책할 수 있는 길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까마득한 어린 시절에 눈밭을 뒹굴며 놀았던 법,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왼쪽부터 신현석, 김제수, 양재국, 박혜란, 이수영, 박송란, 김귀자, 김재국님)





"날아라!"
찍사(?)의 한마디에 비상하는 이들입니다.
눈밭과 하늘이 그들의 자유에 눈부신 배경이 되어주네요.
우리의 남은 시간도 이와 같기를 소망합니다.



느낌 한마디 3

  • 이치순

    2017-01-10

    한국에서 도 보는 눈 이지만 참 멋있습니다

  • 신철순

    2016-12-22

    글을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꽉 차옵니다

  • 박인규

    2016-12-14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사진과 글을 보면서
    겨울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장편의 겨울 수채화!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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